유럽에서 입국 후 2주 간 자가격리 생활 (part 2)
공항에서 집까지 이동한 지난 이야기에 이어,
유럽에서 입국 후 7시간 걸려 집에 도착한 날로부터 시작된 2주 간의 자가격리 생활.
지난 포스팅은 아래 클릭 ↓↓↓
유럽에서 입국 후 2주 간 자가격리 생활 (part 1)
약 6주 간 유럽 여행을 마치고 입국한 후 곧장 2주 간 자가격리 생활. 유럽 있는 동안 상황을 간단히 말하자면, 대한항공 항공일정은 두세번 변경되며 마지막엔 프라하에 있는 나에게 파리 출발 비행기를 배정해..
mini-aquaworld.tistory.com
구급차타고 코로나검사 다녀오기
우여곡절 끝에 밤 12시가 되어 집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시간 떼울 땐 들어가자마자 씻고 자야지 했는데,
막상 집에 들어가니 시차 때문인지 오랜만에 들어간 탓인지 당장 잘 수가 없었다.
결국 짐 정리 다 끝내고 씻고 뜬 눈으로 밤을 새고
아침이 되어서야 겨우 잠에 들었지.
다음 날 점심쯤 보건소에서 전화 한통이 왔다.
유럽발 입국자이기에 3일 내 보건소에서 코로나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럽에 있는 동안 검사가 아프다는 글을 너무 많이 봐서
아직 마음에 준비가 되지 않아
사실은 하루는 더 쉬고 받으러 가고 싶었었는데..
그래도 한편으론 혹시 모르는 상황에 하루라도 빨리 검사 받는 게 낫겠다는 생각 반.
보건소까지 대중교통 이외엔 이동할 방법이 없는 나에게
구급차를 보내주시겠다고 했다.
약속된 시간에 맞춰 마스크를 쓰고 단지 입구에 가서 구급차에 올랐다.
큰 길가에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서 구급차에 올라타는 날 보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며..
구급차는 곧장 선별진료소로 나를 데려다 주셨다.
도착하고 보니 검사 대기자는 나 포함 2명이었는데,
아마 검사 대기자들의 접촉 최소화를 위해 정해진 시간에 배정 인원을 적게 하신 거 아닌 가 싶다.
우선 비닐장갑을 끼라고 주셨고 검사소 앞에서 대기했다.
검사소는 한 번에 한명씩 들어가게 되어 있고, 매번 검사 전후로 소독을 하시는 것 같았다.
검사소 안에 들어갔더니 투명 벽 건너편에 검사해주시는 분이 서 계셨고
나는 그 앞에 의자를 당겨 앉았다.
투명 벽에 있는 구멍을 통해 검사해주시는 분께서 손을 뻗어
먼저 긴 면봉으로 목 깊숙한 곳을 한번 닦아 내셨고,
다음은 솜이 달린 얇디 얇은 봉으로 코 안쪽을 닦으셨는데,
봉이 코 안을 통해 목과 만나는 곳까지 다녀와야 한다고 설명을 하셨기에 눈을 질끈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생각한 것보다 아픈 것은 아니었는데
그냥 느낌이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상한 느낌.
그래도 잘 참고 잘 검사 받는다고 여러 번 칭찬해 주셔서 감사했다.
검사도 1~2초 정도 밖에 안 걸린 것 같아 다행이었고..
끝나고 나오니 몸 앞뒤로 소독제를 뿌려 주셨고,
나는 그대로 다시 구급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8시 쯤 검사를 받았는데 다음 날 오전 9시 쯤에 문자로 음성 결과를 바로 받을 수 있었다.
혹시나 걱정했는데 휴 다행.
음성이라도 2주 자가격리는 의무여서 외출을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

앱으로 증상 자가진단하기
본격 자가격리 첫날 아침부터 자가진단 앱을 통해 증상 유무 업데이트를 해야 했다.
앱은 총 2가지.


첫 번째 앱은 자가진단 앱.
하루 한번 증상 유무를 입력하면 된다.
처음 공항에서 앱 다운하면 아래 화면이 나오는데,
입국 시에 썼던 특별검역신고서에 있는 것과 동일 내용을 기재하게 되어 있다.

다음은 아래와 같은 화면들이 나오고, 4가지 증상에 대한 유무를 업데이트 한다.
늦은 저녁 시간까지 입력이 없으면 별도 문자로 안내가 왔다.


다음은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
위 자가진단 앱과 입력해야 하는 증상은 동일하고,
체온을 넣어야 하는 것과 하루 2번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오전, 오후 각 1번씩 진단 실시 알림이 왔고
앱을 통해 내 담당 공무원 분에게 전화 연결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격리를 하는 동안 담당 공무원 분께서 2~3번 정도인지 전화로도 증상 확인해 주셨다.
위생키트
자가격리 이틀 째였나 3일 째였나,
보건소에서 위생키트를 보내 주신다고 연락 받았다.
늦은 오후에 초인종이 울려 봤더니,
위생키트 문 앞에 두고 가신다고 하셨고
조금 뒤에 문을 살짝 열고 얼른 챙겨 들어왔다.

키트 안에는 자가격리 통지서와 함께 소독제, 손세정제, 마스크, 폐기물봉투와 각종 안내서가 있었다.
자가격리 통지서에는 개인 정보가 있어 사진은 따로 찍어두진 않았는데
격리통지와 함께 격리 장소, 시작일과 종료일 등이 적혀 있다.
이 통지서는 격리 해제 후에 생활지원금 신청 시 필요한 서류로 알고 있는데
유럽발 입국자인 나의 경우는 신청 자격이 없어 패스.
그 외 구성품은..

이건 격리자가 배출하는 쓰레기 소독에 사용한다.
최소 1일 1회, 쓰레기에 직접하는 것 뿐 아니라 쓰레기 봉투 겉면에도 뿌려준다.
덧붙여 따로 사진이 없지만 의료폐기물 전용 봉투도 같이 주셨다.
동봉해주신 설명서 내용으로 봤을 땐
격리자가 배출하는 모든 폐기물을 넣도록 되어 있는 것 같아 특별하게 구분 없이 담았는데,
봉투가 모자라서 전화로 여쭤보니 격리자 코나 입만 닿은 것들만 따로 담으면 된다고 하심..
실제 코로나 양성으로 격리하시는 분들이 지켜야 하는 사항과 섞여 설명이 쓰여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받은 폐기물 봉투는 사이즈가 무지 컸었는데 (아마 50L쯤?)
이걸 다시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야 해서 결국 절반도 채울 수가 없었다.
좀 작은 봉투로 여러 개 주셨으면 좋았을 걸 싶다.
참고로 양성 격리자들의 쓰레기만 따로 수거 신청을 하면 방문하시고
음성 격리자들의 경우는 보관하고 있다가 격리 해제 후 일반 배출해야 했다.

사실 격리하는 동안엔 많이 사용할 일이 없었는데
격리해제가 된 지금, 외출 후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마스크는 약 15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아마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격리해야 하는 분들은 집 안에서도 사용할테고
격리 도중 증상이 있어 의료시설에 가야하는 경우 외에는 특별하게 사용할 일이 없다.
난 혼자 격리 생활을 했고 별다른 건강 이상도 없었기 때문에
보건소 이동이 필요할 때 말고는 마스크 착용할 일은 없었다.
격리 해제 후 지금 잘 사용하고 있는 중.
구호물품지원
자가 격리자들에게는 격리생활동안 필요한 각종 물품들을 지원해 주신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보니 생필품과 각종 식품등을 주시는 것 같았는데
송파구에서는 물품 지원 대신 지원금을 보조해 주셨다.

격리생활이 쉬운 게 아니라
구호물품이 어느 날 갑자기 선물처럼 오면 감동적일 것 같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론 지원금이 더 효율적인 것 같다.
격리자들 관리해 주시는 담당자 분들에게도, 격리자들에게도.

덕분에 요알못인 내가 이것저것 도전해 봄.




격리해제
격리 첫 1주일은 그래도 견딜만 했는데
타고난 집순이인 나에게도 강제 집순이 생활은 1주일이 한계였는지
남은 1주일은 무기력해 지기도 했다.
드디어 격리해제 하루 전.


이로써 기나긴 자가격리 생활 끝.
참고로 음성 자가격리의 경우 별도 추가 검사 없이 해제되고
증상 2가지 이상이 발현될 경우 추가 검사 시행된다고 한다.